매드포갈릭

그냥 이글루스 밸리에서 우연히 매드포갈릭 게시물을 보고 떠올랐는데-

예전에 매드포갈릭에서 그 뭐시냐 네모난 빵안에 뭐 막 쑤셔넣는 음식을 먹었었는데, 일하는 분이 열심히 쑤셔넣어주시다가 빵이 그만 푸시식 폭발해버렸었다. 접시 위에 파편이 막 우수수. 난장판. 오, 황당! 이 일을 어떡하나 놀란 틈을 타서 그 분께선 도망갔음. 오, 황당! ×2

이럴 때- 애인님께서는 따져서 새 걸 받아내던가 하는 타입이고, 소심한 나는 그냥 말 없이 처먹고 나서 남은 여생 그 쪽에 발길도 안 돌리는 타입인데, 그 때엔 내 방침을 따랐었음.

앞으론 따져서 새 걸 받아내던가 한 다음에, 남은 여생 그 쪽에 발길도 안 돌리는 식으로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볼까 함.

인터넷 강국의 실체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의 실체

아래 글에 정밀한 고증이나 확실한 근거 같은 거 안 키웁니다. 저녁 먹고 배불러서 소화 시킬 겸 그 동안 쌓인 분을 풀어볼께요. 잘 정리된 곳이 곳곳에 있겠지만 찾아보기도 귀찮습니다. 그냥 평소 불만을 끼적일테니, 틀린 부분 지적 환영.

1. 주민등록번호 입력칸
한국의 (거의) 모든 사이트에서는 회원 가입시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합니다. 유사시 법적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싶은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몰라도 되는 걸 왜 굳이 알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제 친구놈은 이게 다 한메일 때문이라고 투덜거리곤 합니다. 대한민국 인터넷 태동기부터 당연시되어온 관습이라 이제 와서 되돌릴 수조차 없게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주민등록 번호 입력을 강제화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손해는 분명합니다. 일단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사용자의 이용을 막습니다. 외국인이나 교포 등등. 이건 뭐 쯩 안 까면 장사 안 하고 말겠다는 심보죠. 저는 주민등록번호 입력칸이 어쩌면 북한 사람들이나 조선족들이 남한 사람들과 한데 섞여서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것을 막으려는 건 아닌가 하는 음모론을 품고 있습니다. -_-;

2. 검열
중국 구글에서 천안문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뭐 공식 홍보 자료 같은 것만 쏟아져 나온다고 합니다.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죠. 중국의 법 때문.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이트를 통채로 막아버리기도 하고, 검색이나 접근을 못하게 한 단계 막아놓기도 합니다. 사이트를 통채로 막아버리는 것은 주로 음란사이트와 친북사이트의 경우입니다. 검색이나 접근을 일시적으로 막는 것은 주로 성인용 사이트입니다.

  1. 음란/친북사이트: 아마도 dns 차원에서 막아놓은 것인지라 다 자란 성인조차 유효한 자기 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도 접근을 할 수가 없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외설물을 금지하는 법과, 북한과의 교류를 막는 법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접속을 시도하면 관련 정부 부서와 경찰서 등의 연락처가 적혀 있는 친절한 메세지를 볼 수 있습니다.
    1. 이게 왜 뻘짓인가 하면- 간단히 말해서 대한민국을 제외한 지구상의 다른 모든 곳에서는 원활하게 접속이 가능한 사이트이기 때문입니다. 뭐 어느 나라에 가면 대마가 합법이라더라, 왜 한국은 안되냐, 그런 식의 투정을 부리려는 게 아닙니다. 정말로 지역이나 문화에 따라서 대응방법에 차이가 생기는 문제도 있다고 봐요. 즉, 정말로 외설물이 문제고, 대북 관련 정보가 문제라면, 대마처럼 막기로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막아지나요? 막아지고 있나요? 외설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면 외설물을 못 보나요? 안 되는 걸 하려고 하는 게 문제라고 봅니다. 인터넷은 세관처럼 dns 좀 막는다고 막을 수가 없어요. 친북사이트 역시 마찬가지. 이건 안 막아져서 문제가 아니라, 어차피 찾는 사람도 없지 않나요? 친북사이트가 막혀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조차 있기나 한가요? 그거 열어놓으면 남한사람들이 막 몰려가서 주체사상에 세뇌되어 대남 공작을 개시할까요? 아니라고 보거든요.
    2. 시민사회와 민주주의의 탐스런 열매이자 기반은 바로 자유로운 정보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열 문제는 완화되기는커녕 최근 대통령 선거 관련해서 검열 대상이 하나 더 추가되기에 이르렀는데요. 저는 제가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주변에 마음껏 알릴 자유를 원하듯, 음란물이나 북한 관련 정보에도 접근할 수 있는 자유를 원해요. 뭐 알바들의 공작이 무섭지 않냐고요? 알바들이 마음대로 날뛰게 풀어놓으면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일종의 정보 면역이 생길 거라고 봅니다. 카더라-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카더라-할 수 있는 입들을 전부 봉해버리기 보다는 누구나 카더라 할 수 있게 놓아둘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이를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키우고 싶으면 유치원에도 보내고, 놀이터에도 보내야지, 무균실에 가둬둔다고 만사형통이 아니죠. 아니 그 이전에 국민이 뭐 국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애들도 아니지만. 그 반대라면 몰라도.
  2. 성인용 사이트: 이건 청소년 보호법이 그 근거일 겁니다. 그 존재의의와 목적에 대해서는 위의 경우와 달리 온전히 납득합니다. 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고 봐요. 주민등록번호 입력으로 실명을 확인하는 건 진짜 닭짓입니다. 외국인이나 교포들 때문만이 아니에요. 주민등록번호에는 성인 확인 기능이 없어요. 사진 박혀 있는 주민등록증에는 있을지도 모르죠. 제시자와 사진이 일치하는지 확인이라도 해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달랑 번호만 입력받는 성인/본인 확인의 맹점을 이용해서, 한때는 가짜 주민등록번호 생성기가 유행했었죠. 주민등록번호 마지막 한 자리를 가지고 유효한 번호인지 의미없는 13자리 숫자인지만 확인했었습니다. 저는 당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뭔가 참신한 방법이 도입될 줄 알았어요. 근데 새로운 닭짓을 하더군요. 신용카드 사용기록 등을 이용해서 실제로 존재하는 번호인지 여부를 확인하더군요. 초기에 신용정보 기록이 전혀 없던 어린 저는 어떤 사이트에 가입을 못하는 사태도 벌어졌었습니다. -_-;; 중국 사람들이 국산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하기 위해 내국인 주민등록번호가 대량으로 유통된 적도 있었죠. 저는 그때야말로 참신한 해결책이 나올 줄 알았어요. 근데 짱깨 나쁜놈 욕만 해대더니 해결책은 안 나오더군요. -_-;;
    1. 정말로 굳이 주민등록번호를 성인 확인 용도로 쓰고 싶으면, 주민등록번호에 추가로 비밀번호라도 달아야 돼요. 동사무소 가서 수시로 바꿀 수 있는. 근데 이렇게 주민등록번호의 용도를 강화하는 해결책은 싫어요. 맨 위에도 썼듯이.
    2. 아니면 차라리 신용카드 정보를 쓰던가 하세요. 이거 좋잖아요. 돈 관계가 있으니 조심할 수밖에 없고. 그러나…

여담인데,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실시되었을 때, 저는 김유식이 국내 법에 저촉받지 않는 해외 법인이라도 차릴 줄 알았어요. 사실 그렇잖아요. 외국 회사가 외국 서버에 한국어 사용 가능한 제로보드 하나 깔아놓으면 뭐 방법이 있나요? 심지어 디씨 유저들이 한국어 사용이 가능한 어느 외국 게시판에 쳐들어가서 갤러리화해버리면 뭐 막을 방법이 있나요? 하다 못해, 제가 지금 쓰고 있는 wordpress.com만 하더라도 가입시나 사용시 본인 확인을 한답시고 주민등록번호 같은 거 물어보지 않습니다. wordpress.com에 블로그 몇 개 생성해서 갤러리처럼 익명으로 놀면 뭐 막을 방법이 있나요? 수십만명이 몰려가면 아 이제 막자- 하고 막아야 하나요? 저는 그렇게 지 대가리만 파묻고 영구 없다-하는 걸 닭짓이라고 부릅니다.

3. 액티브엑스
제가 선뜻 신용카드 정보를 성인확인용으로 쓰자고 추천할 수가 없는 것이. 한국에는 액티브 엑스라는 또 다른 난관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게 뭐시냐 하믄, 그러니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에서 돌아가는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하는 물건인데, 뭐 보안성 높인답시고 쓰기 시작했고 어쩌고 해서. 다른 오에스를 쓰거나, 다른 브라우저를 쓰는 사람은, 아예 관련 기능을 쓸 수가 없게 만드는 악의 축입니다. 은행 거래는 물론이고, 단순 쇼핑사이트에서 물건 하나 사려고 해도 특정 회사의 특정 브라우저를 작동시켜야만 해요. 이게 왜 거지 같은 거냐 하믄, 음. 굳이 설명을 해야 하나? 각자 스스로 잘 생각해보세요.

4. 스팸
뭐 꼭 비아그라 사라고 광고를 해야만 스팸이 아니에요. 그런 건 뭐 글로벌한 문제니까 그렇다고 쳐요. 제가 싫은 건 대한민국 사이트에서 주로 보이는 만행. 지가 이런 걸 보내도 되는지 안되는지 아무런 고민 없이 보내는 메일이 싫어요. 저는 선생이 학생을 때릴 때, 자칫했다가는 콩밥 먹는 수가 있구나, 하고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금의 현실이 참 마음에 들어요. 한국의 업체나 기관의 메일 발송자들도 마찬가지 변화를 겪어야 해요. 최근 오는 메일들을 보면 그런 고민이 부족해 보여요. 그러기 위해서는 스팸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수신거부를 보다 편하게 하고, 신고를 더욱 간소화하고, 스팸 발송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요. 한메일 같은 곳에서 스팸신고를 받으면 법적 대응까지 좀 대행해주면 좋겠는데, 그냥 지네들이 부실하게 만든 스팸필터 알고리즘으로 착취만 하는 거 같더라고요. 아놔.. -,.-

소화 다 됐네.

신학

신학이 철학의 한 분야라고 보는 것이 드문 오해가 아닌 듯하다. 음.. 한때 철학이 신학의 시녀였던 적은 분명히 있었으나, 신학이 철학의 한 분야였던 적은 이제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아마 없을 것이다. 뭐랄까, 신학은 아마도 인류 최초의 학제간 학문-_-이 아닐까 한다. 한 가지 목적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학문이 동원(‘동원 예비군’ 할 때의 그 동원)된다. 협력이 아님. 과거 신의 섭리 설명을 위해 플로티노스의 형이상학이 동원되고, 신 존재 증명을 위해 (당시) 최신의 논리학이 동원되고, 기타 등등 했던 것이, ‘신학은 철학의 한 분야’라는 오해의 원천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신학이 동원한 학문은 철학만이 아니다. 종교적 사건의 연대측정을 위해 역사학도 동원된다. 각종 유물과 문서 해석을 위해 문헌학, 고고학 등등도 동원된다. 십자가 조각이었다고 믿어지는 나무쪼가리를 검증하기 위해 탄소연대측정법까지 동원된다! 예수가 걸쳤다고 믿어지는 천쪼가리를 검증하기 위해 DNA까지 동원된다! 교회당 설계를 위해 건축학, 음향학, 심리학도 동원된다. 미술, 조각 음악도 동원된다. 원리상 신학을 위해서라면 동원되지 못할 학문이 없다. 그 중 철학이 가장 오래됐고, 따라서 가장 오래 동원됐을 뿐이며, 아직도 재탕삼탕 우려먹느라 동원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오늘날 창조론 같은 종교의 뻘짓은 그 이천년 묵은 관성적 시대착오에서 비롯되는 것인 듯하다. 사실 창조론과 그 떨거지들은 과거 철학을 동원했듯이 과학을 신학에 동원하고자 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겠다. 이게 왜 시대착오냐 하면, 요즘 애들은 머리가 굵어서 그렇게 만만치가 않거든. 심지어 요즘엔 철학도 니들한테 봉사는커녕 동원되는 거조차 싫어하거든. 슈퍼컴퓨터가 쌩쌩 돌아가는 세상에 아직도 엉터리 전제 끼워넣어 신존재 증명이나 하는 허접한 논리 아무도 신경 안 쓰거든. 옛날처럼 학문을 할 수 있는 정치경제적 여건을 갖춘 곳이 수도원 뿐이라면 그나마 굽신굽신할텐데, 요즘엔 니들 말고도 많거든. 메롱. 메롱.

뭐 그렇다고.

만들어진 신

책 내용하고는 별 관계 없는 얘기.

겨우 진중권 보고 잘난 척한다는둥, 무례하다는둥, 대중 무시/혐오한다는둥 하는 애들한테 읽히고 나서 반응을 살펴보고 싶은 책. 무릇 음악에는 선율이 있고, 리듬도 있고, 화음 등등이 있어요. 사람 말에는 목소리가 있고, 감정이 있고, 내용이 있어요. 그 내용 중에는 또 사실 전달이나 의견/주장 같은 게 있는데, 그것에 동원되는 재료를 개념이라고 부르고, 뒷받침하는 구조를 논리라고 불러요. 그런데 분명하게 표현된 감정 뿐만 아니라, 딱히 표현하지도 않았는데 지맘대로 억측해낸 감정까지 혼자서 막 변태같이 느껴대고, 정작 내용은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음. 일종의 음치 같은 것이 아닐까 함. 그러고 보면 또 이런 사람들이 지 얘기할 땐 소리만 고래고래 질러요…

전에 이 책을 두고 안 봐도 내용이 훤하지만 트랜스포머 보는 기분으로 보겠다 그런 적이 있는데. 역시 도사마. 트랜스포머 KIN.
전해듣는 온갖 사례와 인용들만으로도 충분히 읽어둘만한 책임.

참 437쪽에, “‘게이(gay)’가 ‘신이 아직 돕느냐(Got Aids yet)?’의 약어가 아니라면 쓰지 말라”라는 인용을 보고 이게 뭔 소릴까 했는데, 문득 정신집중 캠프가 떠올랐음. 아마 ‘에이즈 아직 안 걸렸냐?’라고 하는 게 맞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