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사형제

[구라] 사랑의 매 -corwin

사형제도에 찬성하는 것이 과연 비이성적이기만 한 짓일까? 각 사회는 자기 수준에 맞는 제도를 가지는 것이 이성적인 귀결이라고 본다면, 자기가 속한 사회를 정확하게 인식하면서, 덤으로 자기 수준까지 적절히 파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찬성하는 것이라면 그리 비이성적인 짓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아, 오히려 너무 이성적이라서 슬플 지경이다.

인간은 잔인한 사회적 동물. 먹고 사느라 바빠서 누가 죽든 상관 없는 사람들은 법 없는 사회에서 사는 것이고, 좋았던 옛 시절에 살고 싶은 사람들은 쳐죽이거나 찢어 죽이는 법을 가진 사회에 사는 것이고, 어차피 죽을 놈 피까지 보기 싫은 사람들은 목 메달아 죽이는 법을 가진 사회에서 사는 것이고, 얼리어답터 사회에서 살고 싶은 사람들은 기요틴이나 전기의자나 독극물 주사로 죽이는 법을 가진 사회에서 사는 것이고, 어쨌거나 사람 목숨이라면 소중히 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은 사람들은 사형이 없는 사회에서 사는 것이고, 생명을 소중히 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은 사람은 동물실험도 함부로 못하게 하는 사회에서 사는 것이 아니던가.

죽일까 말까 따위를 고민해보기보다는, 아싸리 어떻게 죽일까 궁리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은 저 이성적인 사람들에게 몇 단계를 한꺼번에 건너뛰라고 종용하는 것은 역시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거 한 계단씩 오르려다가 언제나 다 올라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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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사형제”에 대한 9개의 생각

  1. 얼리어답터라는 말에서 그만 피식해버렸습니다.

    뭐, 위대하신 교황 성하께서도 “형벌의 보복성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하셨으니(요한 23세였던가요?) 이건 간단히 생각할 문제가 아닌지도 모르죠. :p

    뭐, 시니컬하다 못해 찌질한 정도가 된 사람이야 알량한 인권 가지고 골치썩인다고 할테지만 고민 안하면 그 알량한 인권인지 뭔지조차 지킬 수 없을테니 말이죠.

  2. “각 사회는 자기 수준에 맞는 제도를 가지는 것이 이성적인 귀결이라고 본다면, 자기가 속한 사회를 정확하게 인식하면서, 덤으로 자기 수준까지 적절히 파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찬성하는 것이라면 그리 비이성적인 짓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아, 오히려 너무 이성적이라서 슬플 지경이다.”

    이건 사후적인 합리화일 가능성이 높죠. 사형제도를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사람이 사전적으로 그 이슈에 관해서 정말 정확하게 인식하고 자기 수준까지 적절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별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태반?)

    이런 식의 사고방식이 심화되면 —> 이번 선거는 민의가 올바른 선택을 했다! 정치 9단 YS의 승리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와 같은 정치판에서 자주 등장하는 허접한 뒷통수까기 합리화가 됩니다.

    이미 벌어진 것을 놓고 원래 합리적이므로 저런 결과가 나왔다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죠. 어떤 식으로든 합리화할 수 있으니까요.

  3. t/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뻥]입니다만, 오해가 좀 있는 듯하여.. -,.-

    겨우 저딴 식으로 봐줘야지나 ‘이성적’일 수 있는 거라서 슬플 지경이란 말씀이었어요. 풀어 쓰자면, 정말로 저런 식으로 ‘이성적’인 사람이 있다고 쳐도 딱한 일이고, 말씀하신 것처럼 저런 식으로 사후 합리화 하는 사람들도 좀 있을텐데 그들이 바로 ‘너무 이성적’인 사람들인 것이고, 그리고 또 이도 저도 아닌 듯한 저 많은 사람들은 대체 뭘까 싶어져서, 슬플 지경이랄까..

  4. 핑백: ϴú а

  5. 하/ 세 줄 요약: 제 마음은 사형제를 찬성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제 머리는 사형제를 반대합니다. 그리고 좋은 제도를 만들려면 머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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