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로운 음식

이것은 참으로 은혜로운 음식이야. 7일째에 쉬셨다지만, 8일째에는 분명 하루 종일 공들여서 이걸 만들고 계셨을 거야. 심심하다고 땡깡부리니까 여자를 만들어주셨다지? 아마 반찬 투정을 했더니 이걸 만들어주신 게 분명해.

이 음식의 위대함은, 우선 그 맛에서 시작돼. 살짝 달콤하면서도 쫄깃하고 육즙이 입 안에서 탁 터지는 듯한 식감. 게다가 군침흐르게 만드는 색의 조화. 그것도 적절히 익힐수록 색깔이 보기 좋게 디스플레이됨으로써 편의성까지도 고려하셨지. (cf. 테팔 후라이팬) 그 뿐인가? 익히기 전에는 맛도 없어. 식품의 안전성까지 고려하셔서, 아무리 바보 같은 사람들일지라도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만 한다면 익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신 것이 분명해. 이게 다가 아니야. 먹기 좋은 부분은 가운데에 통짜로 몰려 있고, 나머지 제조과정상 필요했던 먹기 나쁜 부분들은 뚜껑 쪽에 전부 몰려 있어. 뚜껑만 따면 맛없고 먹기 나쁜 부분들이 원터치로 분리되지. (그 유명한 스팸 통조림조차 원터치 뚜껑을 도입한 건 몇 년 되지 않았어.) 아까 익히기 전엔 맛도 없다 그랬지? 익히기 전에는 포장도 잘 안 벗겨져! 이런 걸 보고 이중 안전장치라고 부르는 거야. 아무리 바보 같은 사람들일지라도 귀찮은 것을 싫어하기만 한다면 익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신 게지. 자, 그럼 잘 익어서 예쁜 색깔로 바뀌어, 맛도 있고 포장도 잘 벗겨지는 음식을 어디 한번 뚜껑부터 따서 먹어볼까나? 그러나 여기서 잠깐! 자, 놀라지 마시라~ 편하게 손가락으로 집고 먹을 수 있는 손잡이까지 마련되어 있어!!! 아아, 조물주의 높고 넓은 은혜에 내 평생 어찌 다 보답하리오. ;ㅁ;

어쨌거나.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라멘.




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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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로운 음식”에 대한 21개의 생각

  1. 이전 페이지나 다음 페이지로 가는 버튼은 어디 있나요?
    번번히 느끼는데 덧글을 쓰고 나면 아직 안 읽은 포스트를 읽기 위해 뒤로 가기를 하거나 다시 주소를 쳐서 들어오게 돼요.
    제가 바보인가 봐요. -_-;

  2. RSS리더기로 훑다가 도데체 이것이 무엇인가하고 한참을(넷시간으로) 고민했삽네다.;;

    끝에 라멘이라는 문구때문에 더더욱 헷갈렸는데 여기 오니까 답이 있네요 ㅡ,.ㅡ

    그리고 새우하니까 생각나는데 제 여자친구는 새우를 못먹습니다. 벌레같다나요.

    첨엔 은혜받은음식에 무슨소리를! 했었지만 생각해보니까 그게 그거인것 같습니다.

    참 음식문화의 상대성이란건 재미있거든요.. 육식의 역사던가 하는 책을 보니까 참 재밌더군요…

  3. 덧/ 아니 그런 성질 급한 분이 계시다닛;;
    가 아니라.. 위 이야기는 객관적인 게 아니라 함께 먹으면서 애인님께 했던 농담을 기록한 것입니다. 제가 새우를 무지무지 좋아해요. ^^ 정말로 이런 생물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감격적일 정도로;;

    그런 버튼 없습니다. -_-; 결코 덧말제이님이 아니라, 이 블로그 서비스가 약간 바보에요. (이글루스가 유별나게 똑똑한 것이기도 하고요.) 스킨 탓인듯도 하구요. 제목을 다시 치실 것 없이 위의 제목(decadence in the rye)을 누르시면 첫화면으로 돌아갑니다. 첫화면에는 페이지 이동 링크가 맨 아래에 쬐그맣게 나옵니다. -_-;; 그것도 이전과 반대 표시가 이글루스하고는 반대인 듯. 이글루스에서의 다음페이지였던 것이 여기서는 (시간상 일찍 썼으니까) previous라더군요. 아, 헷갈려라.. -_-;;; 최근 글 목록을 메뉴에 추가해두겠습니다.

    닥/ 여자친구분께서 예리하시군요. 벌레하고 친한 친구 맞습니다. 갑각류는 곤충, 거미 등과 함께 절지동물로 분류되죠. -,.- 스티븐 재이 굴드 할아버지도 가까운 친척들에 대한 사람들의 상반된 태도(징그러! vs. 맛있어!)를 가지고 농담한 적이 있어요. ^^ (그래도 벌레와 새우보다 사람과 소가 훨씬 더 가까운 친척일 거라는 사실은 여자친구분께 비밀로 부쳐두는 게 좋을 듯;;;)

  4. 먹으면서 그렇게 감탄을 하더만, 나 없는 사이에 올리셨군ㅋㅋ
    나 이번에 북경가서 새우 엄~청 많이 먹고 왔다~;;

  5. 수/ ^^ 새우 또 먹자. 어디 대하 맛있는 데 없나..?
    왕새우 왕새우 왕새우 왕새우!!!

    p/ 또 다른 위대한 식품으로는 바나나도 있습니다! 샛노랄 때보다 반점이 생겼을 때 가장 맛있다는 점이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살짝 에라긴 하죠. -,.-

  6. 한참 고민했지만 ‘뚜껑’이라던가, ‘테팔 후라이팬’같은 함정에 빠지는 바람에(그것 아니더라도 알아챌수는 없었겠지만..) 새우라니..;
    보답으로 갑각류스페셜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

  7. C/ 갑각류 스! 페! 셜! ;ㅁ;

    이 주 뒤에 동해에 놀러가기로 했는데, 바닷가에 가면 물 좋은 새우를 구워먹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 (사실 중국산 냉동새우를 가져다 녹여서 팔아도 구분은 못하겠지만..)

  8. 새우 정말 좋지요! 살은 살대로 발라먹고 떼어낸 머리는 잘 모아서 바짝 구워 먹으면 맥주안주로 최고입니다. 머리 속의 각종 기관들이 주는 진한 맛은 몸통과는 또 다른 세계지요. 콜레스테롤 때문에 포기하기엔 너무나 경이로운 음식입니다.

    동해에 가신다니까 몇가지. 동해의 새우는 보통 먹는 수입산 또는 서해산과 좀 다릅니다. 크기도 작거나(백새우) 색깔도 굽지도 않았는데 빨간(홍새우, 꽃새우) 종류가 대부분입니다. 크기나 맛이 좀 불만족 스러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닭새우는 서울에서 먹기 힘드니까 꼭 드시길 권해드립니다. 닭새우는 동해에서도 약간 남쪽에 많이 있어요.

    동해 여행이라니 부러워요!

  9. 폽/ 앗, 머리 속 각종 기관;;; 맛은 모르고 버리는 사람인지라;; 으음;; 기회가 닿으면 한번 시도해보겠습니다. (__)

    종류도 다양하여라. 백새우, 홍새우, 꽃새우, 닭새우;;;
    숙소가 속초 근방이니까 꽤 북쪽이군요. :( 그래도 일단 어시장이 보이면 다짜고짜 “닭새우 있어요?” 해보겠습니다. 히히. ^ㅡ^

  10. 안녕하세요. intherye님 블로그에는 처음 리플을 답니다.
    새우 머리 속의 노란 골은 완전 소중 진미랍니다. 물론 신선한 새우만.
    다음에 냉동하지 않은 생새우를 드실 때는 머리도 꼭 드셔 보세요.
    맛의 달인처럼 오바를 한 번 해보자면, 푸아그라처럼 진한 감칠맛 속에 꽉 농축된 새우의 향기와 맛~~ ^^;;;;;;

  11. ㅎx3/ 안녕하세용. :)
    간이 부은 거위가 날아다니는 배경그림이 필요하겠군요. @_@

    이번 여행에 기회가 닿으면 새우의 앞대가리쪽을 꼭 시식해보겠습니다. ^^

  12. 새우는… 그냥 통째로 입에 넣고 우적우적 씹어먹다가 이 사이로 수염만 씁 뽑아서 버리는 게 정석입니다. 그 맛있는 머리와 꼬리를 그냥 버리다니 말이 됩니까?

  13. 모/ 안 그래도 어제 대포항에서 팔던 새우튀김(언뜻 보니 냉동새우가 쌓여 있더군요. -,.-)은 그냥 통채로 씹어먹어 보았습니다. ^^ 목에 뭔가 걸리길래 켁켁댔더니 수염이 하나 나오더군요. 다른 쪽 수염 하나는 그냥 넘어가버렸나 봅니다. :(

    폽’/ 안타깝게도 닭새우는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_-;; 뭔가 닭의 심상을 연상시키는 새우가 눈에 띄길래 “이게 무슨 새우에염?” 그랬더니 “새우”라고 그러시더군요. 그래서 집요하게 “이 새우 이름이 뭐에염?” 그랬더니 “꽃새우”라시더군요. -_-;; 아무것도 모른 채 대포항에 갔더니 집집마다 파는 어종도 똑같고 가격도 똑같고.. -_-;; 걍 달라는대로 주고, 주는 대로 먹었습니다. -_-;; 미리 공부라도 좀 하고 갈걸 그랬나 봅니다. -_-;; 헤헤;;

  14. 재미있으셨겠어요! 속초가시는 줄 알았다면 몇 가지 팁을 드릴 수 있었을텐데..
    대포항이나 동명항 정도면 이제 관광지나 다름 없으니 전반적으로 약간 비쌀지언정 어디가도
    크게 바가지 쓰는 일은 없습니다. 가격을 깎긴 힘들어도, 생선이나 오징어를 몇마리씩
    추가하기는 쉬워요. 어시장에서의 협상의 노하우입니다.

    아! 그리고, 새우 머리는 쉽게 먹는 기술이 있어요 :)

    1. 머리 앞쪽 끝을 잡고
    2. 머리 윗쪽에 뿔처럼 튀어나온 부분을 잡아
    3. 좌우로 벌리면
    4. 각종기관들이 먹기좋게 나옵니다.

    음, 스마일 이모티콘과 함께 쓰기에는 좀 그로테스크한 내용이군요;;

  15. 폽/ 오, 그럴 걸 그랬군요;
    안 그래도 아자씨가 알아서 생선 한 마리 끼워주고, 짜잘한 오징어 몇 마리도 덤으로 받았답니다. 몇 군데 가격을 알아보니 값이 다 똑같길래 바가지 걱정은 덜었는데,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뭔 맛인지 잘 모르겠었다는 점입니다. 쩝;; 제가 사실 미각과 후각이 매우 둔한 편이거든요. (음, 그러고 보니 시력도..)

    알려주신 절지동물 두부의 세로 절개를 통한 간편 해체 노하우는 기회가 닿으면 꼭 시도해보겠습니다.

    이번 여행 때 가장 그로테스크했던 장면은, 집집마다 절구공이(?)와 야구빠따(?)를 준비해놓고 큰 생선의 회를 뜨기 전에 바닥에 내려놓고 대가리를 후려치는 것이었습니다. 지나가던 아가씨들이 놀라서 꺅 소리를 다 지르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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