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글 달기. 호칭 문제. 잡상들.

덧글에 관해서.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

언제 어디서였는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답덧글 달 때 남의 닉네임을 어떻게 부르느냐가 예의의 문제라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전체 닉네임을 써줘야 하고, 그 뒤에 “님”을 붙이는 게 포인트. 그때 혼자 속으로 ‘그럼 첫 글자만 따서 부르는 데다가 님도 안 붙이는 나는 아주 무례한 거겠네? 히히히.’ 했었다. 그런데 무례하고 경박스러운 나와 달리, 예의바르고 진지한 Charlie님께서는 같은 문제를 두고 나처럼 ‘히히히’하고 마는 게 아니라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신 듯. 하긴, 그러고 보면 나도 어디 남의 얘기를 넘겨듣는 게 아니라, 누군가 내게 직접 그렇게 지적을 한다면 한 3초쯤 진지하게 고민해보았을 듯도 하다. (그러나 아마도 3초 후에는 결국 히히히..)

이글루스 블로그는, 몇몇 다른 블로그툴과 달리, 덧글에 딸린 답덧글을 달 수가 없다. 따라서, 둘 이상의 덧글에 한꺼번에 덧글을 달 때에는 어쨌거나, 이게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 표시가 필요함. 그 표시조차도 어쨌거나 이름을 부르는 것이라고 봐야 할까? 글쎄.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보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이렇게 엇갈리는 문제는, “주인장 맘대로”가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b 걍 간단하게 이글루스에서 계층식 답덧글 기능을 만들어 줄 생각은 없나? 그런 거 만들어주면 어디가 덧나나?

아, 갑자기 생각났는데, 심지어, 자기 블로그에 공지로 “제 닉네임은 akdjdiwldfnm입니다. akdjdiwidfnm도 아니고, akdjdimldfnw도 아니고, akdjbiwldfnm도 아니고, akdjdiwldfnm입니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자기 멋대로 부르는 무례한 사람의 덧글은 무통보삭제할 수 있습니다.”와 비슷한 내용의 무시무시한 경고문을 본 적도 있다. 덜덜덜.. (처음엔 농담인 줄 알고 배꼽 빠지게 웃다가 진심이라는 걸 깨닫고는 너무 무서워서 얼른 도망쳐나왔음. 어디였는지 너무 무서워서 기억이 잘 안 남. 그래서 이게 똑같은 내용인지 확인해볼 수가 없음.)

누군가 웹상에서 이글루스 게시물의 고유번호를 입력하면, 덧글 단 사람들 이름을 쭉 추출해주고, 이름마다 뒤에 “님//”같은 꼬리말까지 자동으로 붙여주는 자바스크립트(였지 아마?)를 공개한 적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수많은 덧글에 친절하게 답덧글 달아주는 인기블로거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지 아마? 그때 그거 가지고 뭐라 그러는 사람은 없었던 거 같은데.. 쩝. 내가 알기로- 많은 경우 소위 품위있는 예절이란 것의 특징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일부러 번거롭게 하는 거다. -_-;; 식탁에 합성수지 장판(!)을 깔아놓은 패밀리레스토랑과, 레이스 달린 천 식탁보를 깔아놓은 고급레스토랑의 차이랄까.. 그런데 디지탈 세계에서는 사실 노가다를 하든, 매크로를 쓰든 아무런 티가 안난다. 그래서 뭐라 그러는 사람이 별로 없는 줄로만 여겼었는데. 또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걸까?

트랙백한 Charlie님의 글에 달린 덧글을 살펴보면, Charlie님께서 또 다른 Charlie님께 “하지만, 보통 혼잣말은 몰라도 혼자서 문답하는경우는 별로 없으니 괜찮을듯 합니다.”라고 답하셨다. 그런데 나는 방금 전에 나한테 혼자서 문답을 하지 않았던가?! 뜨끔. 음, 역시 나는 “보통”이 아닌건가? -_-;;;;;

것참. 나는 항상 브레이크가 안 걸려서 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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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달기. 호칭 문제. 잡상들.”에 대한 6개의 생각

  1. 격조했습니다. 평안하신지요? ^^
    필력에서 드러나는 기운을 슬쩍만 봐도 건재하심을 느낄 수 있네요. 줄곧 활기차시길 기원합니다. ^^

    조기 본문에서 언급하신 “무시무시한 경고문”이 혹시 “이름 잘못부르면 몸통이랑 X가X 분리시켜버립니다”..라는 거기 아닌지요? (혹시 거기라면 최근에 그런 경고문은 다 삭제햇더군요.)

    그리고 덧글 아이디 추출기는 “작장인”님의 작품입니다. 시간대가 한국과 달라서, 아침에 일어나보면 한국은 그동안 낮시간이었던 터라 덧글이 우다다다 붙은 경우에 참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

    이주하신지도 꽤 되었는데 더이상 연락을 미루었다가는 앞으로 더더욱 덧글 남기기가 힘들어질 것 같아 이제라도 시집에 한글자 남깁니다. 건강하시길… ^^

  2. 한/ 안녕하세용? :)
    필력은요 무슨. 그냥 주절주절이죠;
    거기가 어디인지 잘 모르겠어요;; 정말로 어디였는지, 또 구체적으로 뭐라고 써 있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요.
    음, 그런 점에서 오늘 구글 개인화홈의 오늘의 인용구는 새겨둘만 합니다. 하하하.

    The advantage of a bad memory is that one enjoys several times the same good things for the first time.
    – Friedrich Nietzsche

    아무래도 이글루스 밖이라 드나들기 좀 불편하시죠? ;ㅁ; 열아홉 살 기불이님께서는 이제야 세상에 rss리더라는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신 것 같던데, 한때는님께서는 이미 쓰고 계시려나요. 안 쓰시고 계시다면- 슬슬 쓰실 때가 된 듯. ^^ 처음엔 좀 헷갈리는데 써보면 매우 편리하답니다. 블로그 구독뿐만 아니라 신문잡지 구독하기도 편하구요.

    일부러 시간대 운운하셔봤자 소용없어요. 한때는님 블로그는 이미 인기블로그에용. -,.-

    안 그래도 수정/삭제 기능이 없어서 불편해들 하시더라구요. wordpress.com에 가입하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어차피 가입하시라 그럴 수도 없고;; 시집-새집 정도의 오타는 시각정보가 뇌까지 오기도 전에 자동교정됩니다. ^^

    늘 건강하세요. 애기들도 무럭무럭 잘 크기를!

    하/ 어디 승려들은 불필요한 살생(벌레, 찍.)을 하지 않기 위해 빗자루로 앞길을 쓸면서 걷는다고 합니다. 음, 모르긴 몰라도 아마 그 분(offended님)께서는, 남들이 거의 신경쓰지 않는 그런 일에 일부러 신경을 쓰시는 게 아니라, 저절로 신경이 쓰이는 걸겁니다. 그거 환장하죠. 저도 사실 그런 일 종종 있어요. 제가 좀 소심해서 남들한테 말을 못해서 그렇지.. 하하.

  3. 음, Charlie님께는 솔직히 굉장히 sorry하게 생각합니다. 정말로, 닉네임 표기에 좀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방문자(그것도 비공개 덧글로 솔직하게 섭섭한 마음을 표시까지 해주신.)를 배려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올린 글이셨을텐데, 입만 열었다 하면 농담밖에 할 줄 모르는 저 같은 미꾸라지 때문에 그 분께서 왠지 살짝 괴상한 사람 취급을 당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 분께서 이걸 볼 지 모르겠지만, 혹시 제 수준 낮은 농담에 마음 상하셨다면,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립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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