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중산층

우리(휴머니스트)는 제도 종교 신자들의 적인가? 아니다. 지금은 죽고 없는 내 훌륭한 전우 버나드 V. 오헤어는 로마 가톨릭 신자였으나 2차 세계대전 때 신앙을 잃었다. 나는 그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너무 큰 것을 잃는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런 신앙은 한 번도 가진 적이 없다. 재미있고 양심적인 사람들, 그러면서도 토머스 제퍼슨이나 벤저민 프랭클린처럼 목사들이 일어나리라고 말하는 일들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의 가르침을 받아먹고 자랐기 대문이다. 그런데도 나는 나의 전우 버나드가 중요하고 고귀한 것을 잃었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그가 그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를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그가 그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중략)

어제, 그러니까 1996년 7월 3일 수요일에 나는 애초에 태어나기를 요청한 적이 없는 사내에게서 잘 쓴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우리의 최고 교정 시설에 처음에는 소년범죄로, 다음에는 성인 범죄로 오랫동안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이제 곧 친구도 친척도 없는 세상으로 풀려날 예정이다. 자유의지가 10년도 훨씬 넘는 휴지기를 지나 이제 곧 다시 작동할 참이다. 그는 어찌해야 하는가?
나는, 미국 휴머니스트 협회의 명예회장인 나는 오늘 답장을 보냈다. “교회에 나가세요.” 내가 이렇게 말한 것은 그처럼 다 큰 부랑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가족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에게 휴머니즘을 권할 수는 없었다. 이 행성에 사는 대다수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매독을 앓았던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는 신앙이 깊은 사람만이 종교적 회의주의라는 사치를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머니스트들은 대체로 교육 수준이 높고, 나처럼 유복하고 안락한 삶을 사는 중산층 사람들이라 세속적인 지식과 희망에서 충분한 희열을 느낄 수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커트 보네거트 주니어, 타임퀘이크 中 98~100쪽

(중간에 “신앙이 깊은 사람” 부분이 좀 걸린다. 웬 신앙? -,.- 신념 등의 오역일까?)

도킨스 아저씨가 종교 얘기를 할 때 놓치고 있는(이라기 보다는 뻔히 알면서도 대상독자들을 고려해서인지 일부러 쌩까고 있는 듯한) 점이 바로 이거 아닐까.

모르긴 몰라도 내가,
나는 아테이스트, 브라이트, 휴머니스트입니다.
같은 말을 할 때 다른 사람이 그 말을 듣는다면,
1) 내가 나 자신을 아테이스트, 브라이트, 휴머니스트라고 생각한다는 것
바로 다음으로,
2) 내가 유복한 중산층 가정에서 오랜 기간 교육을 받았다는 것
을 알 수 있을 듯.
보네거트 할부지 말씀처럼 2)가 충분조건은 아니더라도 필요조건쯤은 되는 듯하다는 얘기.

트라우트의 이 이야기를 보면 고인이 되신 종조모 에마 보네거트가 중국인이 싫다고 하시던 일이 생각난다. 당신의 사위로 켄터키 주 루이스빌에서 스튜어트 서점을 운영하던, 역시 고인이 된 커퓨트 스튜어트는 당신께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깨우쳐 주었다.

같은 책, 26쪽.

민족, 인종이나 나라의 이름은 물론이고 종교의 이름으로도 사람들을 묶어서 미워하지 말아야 하겠다. 커트 보네거트의 종조모 에마 보네거트의 사위 커퓨트 스튜어트(그 집안 족보 외우겠다. -_-)의 말씀처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미워하는 것은 죄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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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중산층”에 대한 2개의 생각

  1. 도킨스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약물 중독자로 취급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세상 살기가 너무 힘들어 모르핀 과용으로 중독된 사람들이요. 제가 그렇게 생각하기에 도킨스의 글이 그렇게 읽히는 걸까요?

  2. A/ 저도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세상 살기가 너무 힘들어”는 오히려 보네거트쪽의 시각인 듯하니 빼구요, 도킨스는 그냥 이런저런 이유로, 중독된 사람들이라고 보는 듯하달까요. 도킨스 아저씨가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서슬이 시퍼렇게 확고, 단호한 듯. 그러니까- 까칠하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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