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표기

M.C. Escher를 에스헤르라고 쓰는 것을 각기 다른 곳으로부터 오늘 드디어 세번째로 접했음. 번역자가 중첩되는지는 미확인. 아마도 아닐 듯. 고유명사 표기법(이런 게 있지 아마?)이 바뀌기라도 한건가? 이제 우리 모두 다 같이 에셔->에스헤르라고 쓰기로 한건가? 모택동->마오쩌둥처럼?

새너제이는 왠지 좀 의심스럽다. 현지 교포라던가 하여튼 거기 사람이 산호세라는 왠지(라기보다는 완죤) 히스패닉스러운 이름이 쪽팔려서 우리는 아메뤼칸 스따일로 새너제이라고 굴려서 불러주세요. 라고 했을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 -_-

…이 들었는데, 바벨의 도서관에 따르면, 겨우 이딴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장난해? 미국에 그런 게 한둘이야?

이를 두고 예전에 맨땅에헤딩님께서는 “가령 R이라면 우리말의 ㄹ에 대응한다는 어떤 묵시적인 합의가 (어떤 언어에서 쓰였든) 있“다고 하신 적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건 좀 아닌 거 같기도 하다.

우선 언어에 따라 ㅈ이나 겹모음으로 대응되는 j. 또는 ㄹ이나 장모음, 심지어 ㅎ으로 대응될 수 있는 R 같은 경우는 좀 특이한 사례니까 제낀다고 치더라도. 알파벳 자체가 그렇게 해서 널리 쓰인 것이기는 하지만- 심지어 극히 최근에도 세종대왕이 없었던 -,.-많은 언어에서 알파벳을 수입해다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어기 어느 부족에 [까라붕가]라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문자 없이 살아오던 이 부족이 알파벳을 공식 문자로 쓰기로 결정해서 이 ㄲ을 표기하기 위해 C를 썼다고 치자.
이런 경우, [까라붕가 Carabungga]는 한국에서 발음을 좇은 표기인 까라붕가가 되어야 하나? C=ㅋ 원칙을 지켜 카라붕가가 되어야 하나? 난 당연히 까라붕가에 한 표. 이 예가 San Hose-새너제이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산 호세의 경우는 어원에 대한 고려. 까라붕가씨의 경우, 문자는 단지 거들 뿐인 음성 언어에 대한 고려가 우선시되었다는 점. 기준 자체가 다르다. 중국인의 경우? 자우언라이(周恩來)쯤에서 타협하자. -_-; 일본인은 걍 후쿠야마라고 해도 될 듯. 와, 다 다르다. 신난다.

위키피디아 부설 위키고유명사피디아 같은 거라도 하나 만들어야 할 듯.
나 어릴 땐 킴 배신자 킴 베신저, 또는 킴 베신져라고 그랬다. 요즘엔 킴 베이싱어가 된 듯?
Kim Basinger 항목 하에 킴 배신자, 킴 베신저, 킴 베신져, 킴 베이싱어 등등을 모두 써놓고 각각의 사용빈도 표시, 아무걸로나 검색하면 아 얘가 얘였구나할 수 있게 좀 해주라. -_-; 참고항목에 내일안으로 빛갚으리오 같은 것도 올려주면 원츄.

밀라 요요비치 밀라 요보비치 밀라 조보비치…. 지난 몇 년 간 이 사람 이름 들을 때마다 매우 짜증났다. 이 아가씨의 경우 슬라브계 미국인이던가? 이런 건 어디 식으로 표기할 것인가? 코스타리카인 호세가 미국인으로 귀화하면 표기가 달라져야 하나?

당국은 위키고유명사피디아를 개설하라. 개설하라. 내 말 오해하지 말고 들어. 미리미리 지정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합리적인 기준으로 능력닿는 데까지 좀 지정해주면 고맙겠고, 이미 사람들이 많이 쓰고 있는 건 사용빈도를 기준으로 걍 표준어 삼으면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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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표기”에 대한 12개의 생각

  1. 공감, 공감!
    저 배우들 이름이 세월이 흘러 바뀌더니 예전 이름으로 부르면 영어도 모르는 촌스런 사람이 되고… ^^;
    배우 말고 운동 선수들 이름도 표기 제각각이잖아요.
    원발음 그대로를 존중해주는 건 좋지만, 어디 참고항목이라도 있던가 위키고유명사피디아라도 있던가. ^^
    아, 글고 원칙을 좀 하나로. 중국사람 이름은 여전히 우리식으로 쓸 때가 많으면서(하긴 이쪽은 이랬다 저랬다 하죠) 일본사람 이름은 걔네들 발음으로 표기하고 말입니다.

  2. 덧/ 참조할 게 있긴 있어야 합니다. 역사 속 인물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매일 같이 데뷔하는 외국인들을 감당하려면.. 일본 애들은 오히려 몇 글자 없어서 혼란이 덜하겠더군요. -_-; 아마 늦어도 십 년 안에는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빠르면 삼 년?

  3. 문자생활 자체가 좀 피곤한 애들이라 일찍부터 그런 사전이 많이 있지요. 공부 좀 하려면 일일사전, 한자읽기사전, 외국어읽기사전, 인명/지명읽기 사전 정도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어야 된답니다. 옛날에 제 일본어 선생이 사전을 일곱 개를 들고 다닌다고 하셨는데 다 기억은 못해요 ^^
    외국어를 표기할 때 (반대의 경우도) 발음은 전혀 중요한 게 아닌데 말이죠. 사실 로마자는 모두 영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

  4. R/ 일! 곱! 개! 허헉! 일본에서는 문맹도 등급을 세분할 수 있겠습니다.

    고등학교 진학할 때 제2외국어를 선택해야 했는데, 새로운 글자를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게으름뱅이 근성으로 불&독어만을 고려대상으로 삼았던 적이 있는데, 역시 정말 잘한 짓이었군요. 히히. ㅡ,.ㅡ 가장 먼저 제낀 건 물론 중국어. 한문 수업 시간마다 매맞곤 했으니까.

    참고로 왠지 발음하기가 좀 더 쉬울 거 같다는 게으름뱅이 근성으로 결국 독일어 낙찰.

  5. in the rye님 블로그 몰래 와서 보다가 덧글 달아 봅니다. 한정되어 있긴 하지만 국립국어원 자료실에 외래어 표기용례가 인명/지명 등으로 세분화된 파일이 올려져 있어요. http://211.252.137.200/06_new/press/korean_view.jsp 요게 인명파일입니다. 표기법이 사는 나라에 따라 달라지는 건 그 나라의 발음을 최대한 존중하자는 원칙 때문인 것 같긴 한데, 코스타리카 인 호세…그 부분을 생각해보니 정말 표기 바꾸나 싶기도 하고 새로이 궁금해지네요 :)

  6. 억 뭔가 게시판 링크를 제가 잘못한 듯, 눌러보니 안 나오네요; 자료마당의 국어관련자료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7. 비/ 안녕하세용. 반갑습니다. 제 호기심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감사. ^^

    인명파일 받아보니 미국의 여배우 이름은 ‘킴 베이신저’라는군요. -ㅁ- 밀라는 없는 거 같구용;; 2002년도판인 듯. 외래어 표기 기준도 상당히 세밀하게 잘 정리되어 있더군요. 오왕. @_@

    그런데 제가 웹 상에 관련서비스를 원하는 이유는 즉석에서 역동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데뷔하는 미국 연예인 이름을 오늘 누군가 등록할 수 있고, 그것보다 더 나은 표기로 내일 고칠 수 있다는 점이랄까요.

    깜빡했는데, 일단 만들어두면 동식물 이름에도 유용할 듯.

  8. 그러게요, 저런 자료가 있어도 계속해서 여러 표기가 동시에 사용되는 이유는 그런 서비스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외래어 표기법이 수정된 지 몇 년 안 된 걸로 알고 있기도 하고요.

    제가 이쪽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intherye님이 포스팅하셨길래 반가운 맘에 좀 흥분해서 덧글을 달았더니 우다다 도배를 해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9. 비/ 생각해 보면 알파벳 쓰는 나라(ex. 미국) 애들도 골치 깨나 아프겠더군요. -,.- 알파벳 쓰는 외국으로부터 수입된 외래어들을 자기네 발음으로 받아쓰기는 거시기하니까, 일단 현지 철자로 써야할텐데 그럴 경우 어떤 사람들은 영어발음로 대충 읽고, 아는 척하고 싶은 사람들은 현지 발음으로 읽을테니.. 하하.

    저 도배 무지 좋아합니다. 가능하면 자주자주 도배해주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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