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또 실망

워드프레스로 이사온지 얼마 안 되었던 작년 4월 이글루스에서 포토로그가 개장했었다. 웹앨범 서비스로서 exif, 태그, 썸네일 등등을 지원하는 꽤 쓸만한 서비스로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유료회원만 쓸 수 있던 사진의 원본 저장 역시 곧이어 유료회원제 자체가 사라지면서 덩달아 무료화되었었다. 타지(에 있는 서버에서 제공되는 블로그)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 내가 왜 옮겼을까 내가 ㅄ이지. 아 도로 갈까. 아니야, 가오가 있지. 아, 그래도 원본이 저장이 된다는데! 아직 몇 달 안됐고 그 동안 별로 쓴 것도 없으니, 여기서 썼던 걸 그리로 옮기는 것도 별로 어렵지 않을 거야. 흑흑, 마이 프레셔스~ 이러면서 혼자 골룸 놀이를 했었더랬다. 이글루스로 돌아가지 않았던 이유가 있다면 딱 하나, 앨범 비공개 기능을 못찾았었기 때문. 나는 원체 수줍어서 비공개 앨범을 주로 쓰는 편인데, 이글루스 포토로그에서는 그걸 좀처럼 찾을 수가 없어서 참 아쉬워하면서 그냥 여기 주저 앉아버렸더랬다.

그렇게 군침만 흘리며 바라만 보던 이글루스에게 처음으로 실망했던 것은 작년 말 스팸 트랙백 대공세 때였다. 참다 참다 못 참겠어서 궁시렁거리자마자 상당히 효과적인 조치가 있긴 했지만, 내 실망은 이글루스 측에서 그 조치 이전에 스팸트랙백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어떻게 하고 있으니 언제쯤까지 기다려달라는 제대로 된 공지가 없었던 데에 대한 실망이었다.

한번 삐졌던 마음, 최근 다시 삐지게 만드는 일이 일어났다.

밸리에서 포토로그 view 개선 2.28이라는 제목의 공지를 보고 뜨오오옷! 아니 대체 거기서 어떻게 더 좋아졌다는 거지?! 비공개 앨범 기능 만들었나? 진짜 도로 이사갈까? 가오는 무슨 가오. 나 가오 같은 거 없어. 짱이다! 우와우와! 하고 설레발을 치면서 클릭을 했는데…


두둥.

1. 포토로그에서 포스트로 사진을 보낼 때의 가로 사이즈

한 장 보내기와 슬라이드 쇼 보내기 이용시 사진의 가로 사이즈가 200px에서 400px 로 늘어났습니다.

음…
그래, 늘어나면 좋지. 암. 200px은 좀 답답한 감이 있지. 400은 되어야지 암..

2. 포토로그 페이지에서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

– 큰 이미지의 왼쪽 부분을 클릭하거나 왼쪽 방향의 삼각형을 클릭하시면 이전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앨범의 전체 이미지 중 현재 보고 있는 이미지가 몇 번째 이미지인지 알려줍니다.

– 이미지 위에 마우스를 올리면 오른쪽 하단에 EXIF 정보가 바로 보입니다.

– 슬라이드 쇼 기능을 제공하여 한 번의 클릭으로 앨범의 모든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 한 번에 볼 수 있는 섬네일은 9개로 줄여 페이지 로딩 속도를 빠르게 했습니다.

– 큰 이미지의 섬네일을 목록의 가운데로 옮겨 마우스를 많이 움직이는 번거로움을 없앴습니다.

사진이 전시되는 인터페이스의 디자인이 바뀌었다. 뭐 몇번째 사진인지 알아서 나쁠 거 없을 거 같다. 마우스오버시 exif 정보 뜨는 거 나름 편리할 것도 같다. 슬라이드쇼도 없는 거보다야 있는 게 낫지.
그런데, 어라 이게 뭐야. – 한 번에 볼 수 있는 섬네일은 9개로 줄여 페이지 로딩 속도를 빠르게 했습니다. – 한 번에 볼 수 있는 섬네일은 9개로 줄여 페이지 로딩 속도를 빠르게 했습니다. – 한 번에 볼 수 있는 섬네일은 9개로 줄여 페이지 로딩 속도를 빠르게 했습니다. – 한 번에 볼 수 있는 섬네일은 9개로 줄여 페이지 로딩 속도를 빠르게 했습니다. – 한 번에 볼 수 있는 섬네일은 9개로 줄여 페이지 로딩 속도를 빠르게 했습니다.

???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 주는 소리를 하고 있다. “섬네일의 개수를 이용자가 직접 설정하여 페이지 로딩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했습니다.”도 아니고. 업체 측에서 이용자의 페이지 로딩 속도를 고려해준다면서 다른 기능을 제한해버리는 것은 일방적인 기능 변경일 뿐, 개선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미지 해상도를 낮춰도 페이지 로딩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이미지 해상도를 낮춰서 페이지 로딩 속도를 빠르게 했습니다.”라고 하면 얼마나 웃길까? 섬네일 개수를 줄여서 로딩 속도를 빠르게 했다는 말은 그것보다 약간 덜 웃긴다.

3. 원본 저장 기능 제거

원본 저장 기능은 더 이상 제공하지 않지만 기존에 저장하셨던 원본은 예전과 같이 ‘원본 보기’ 아이콘을 클릭하시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거 이거 이거. 아예 주요 기능 하나를 제거해버렸다. 무료화 이후 늘어나는 이미지 용량 부담이 감당이 안 되었던 걸까? 어느 정도 수요가 발생할 지, 그걸 따라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 운영진이 미리 예상을 못했던 걸까? 그래, 요즘 사진 용량 무지막지하게 크게 찍는 카메라들도 많이 보급되었지. 그래, 고급 디지털 카메라 보급에 따른 이미지 용량 증가 곱하기 소문 듣고 찾아온 대한민국 찍사들의 머릿수를 이글루스 서버에 새로 달 디스크 값이랑 트래픽 값이 미처 따라잡지 못했다고 치자. 그건 이렇게 “포토로그 view 개선”이라는 제목의 공지 끄트머리에 달랑 두 줄로 넣을만한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슬쩍 끼워넣는 건 악덕 사채업자들이나 하는 짓이지.
그럼 어떻게? 예를 들어, 수요 예측 실패에 대한 사과라던가, 기능 제거의 불가피성에 대한 해명, 그것도 아니면 도로 유료화라도 해야지만 장사해먹을 수 있겠다는 이실직고가 필요한 일이 아닐까. 물론 그랬다간 욕을 먹었겠지.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은근슬쩍 슬그머니 날로 먹고 넘어가버리는 것은 더욱 괘씸한 노릇이다.

공지 제목을 “개선”이 아니라 “개편”이라고만 했어도 이렇게 배신감까지 느껴지지는 않았을텐데…
스팸 트랙백 때는 단지 아쉬움에서 비롯된 실망이었지만, 이번엔 배신감+괘씸함이 가미된 실망이다.

다시 돌아갈 일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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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스 또 실망”에 대한 3개의 생각

  1. 비교 체험 극과 극: 몇 달 전 대대적인 개편이 있었던 구글 리더의 경우 설정에서 구버전으로 되돌릴 수 있게 해놓았다. 난 새거가 훨씬 좋아서 sage도 안 쓰고 bloglines도 안 쓰게 되었지만, 그래도 옛날꺼가 더 좋다는 이상한 사람들도 있게 마련일테니.

    지금 쓰고 있는 워드프레스.com의 경우도 뭐가 뭔지 알고 있으니 공짜였던 건 계속 공짜로 제공될 거라는 자신감 있는 공지를 통해 지친 내 마음을 안심시켜주고 있다. 그래서 후지지만, 줬다 뺐는 거보다는 낫다.

  2. 아 내가 왜 옮겼을까 내가 ㅄ이지라고…. 저도 생각했었습니다. 솔직히 포토로그에는 관심이 없었기때문에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3. 가/ 저도 이러니 저러니 해도 요모조모 따져보았을 때, 이글루스는 국내 최고의, 어쩌면 세계 최고의 블로그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서비스 초기와 비교했을 때 더 나아진 게 거의 없는 것 같은데도 그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처음 만들 때부터 아예 작정하고 명품으로 만든 거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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