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

1기 2기 몰아서 봤음. 전에 극장판만 보려다가 무슨 요가 음악 같은 배경 음악에 잠이 와서 못 봤었는데. 이제 다시 보면 좀 재미가 있으려나.

재미도 있고 웬만한 폼은 멋있는 거 인정하는데, 제발 괜한 폼만 좀 안 잡았으면 좋겠음… 스탠드 얼론 컴플렉스니 도킨스니 어쩌니 진지한 표정으로 주절거릴 때마다 내 낯이 다 뜨거움..

1기는 나름 깔끔했는데, 2기는 약간 너저분한 느낌. 특히 중간에 끼워넣은 어린 시절 에피소드는 심하게 작위적…

1기 2기 마지막이 전부 타치코마의 살신성인으로 마무리되다니. 1부에서도 나름 감동적이었고 2부에서도 비장감이 살아있었고, 심지어 그 이상한 노래 부를 땐 눈물마저 핑 돌았으나, 그래도 두 번 다 그러는 건 좀 그랬음.. 이런 걸 볼 때마다 나는 십여년 전에 봤던 “타이의 대모험”이던가 하는 만화가 떠오르는데.. 그 만화가 참 골 때렸던 게.. 연재 내내 같이 다니던 조연급 친구 캐릭터 슬라임께서 막판에 갑자기 “나는 사실 그냥 슬라임이 아니라 킹왕짱 골든 슬라임이었느니라 ㅋㅋㅋ” 그러면서 막 어려운 문제들 팍팍팍 다 해결해줘버려서 어린 마음에 참 어이가 없었던 기억이 아직도 외투에 튀긴 오줌 마냥 찝찝하게 남아있다..

계속 반도 반도 그러는 게 아마 한반도 얘기겠지? 미국은 제국이 되었고, 중국도 중국이라 그러고 대만도 대만이라 그러던데 한국만 한번도 안 나오는 걸 보니 아마도 한국이 망한 설정이려나? ㅡ,.ㅡ 신의주던가가 살짝 나오긴 하던데.. 흠. 거기 등장하는 난민이라는 게 어쩌면 과거 한국 사람들일지도?

정치를 묘사하는 부분은 은하영웅전설이 떠올랐음. 그 뭐시냐 왠지 don’t patronize me..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교훈성이랄까. 거대한 부패, 비리, 유착, 음모 따위에 맞서는 게 겨우 한 줌의 사심없는 정의의 용사 사집단..이라는 점에서 청소년용 영웅 캐릭터 얀웬리가 스쳐지나갔음.. 쩝.

내 편견일 뿐일 수도 있지만- 종종 일본 애들은 가볍고 멋지고 훌륭한 걸 잘 만들 줄 알면서도, 왠지 그렇게만 만들면 안 되고 뭔가 좀 심각한 것도 중간중간, 아니면 적어도 큰 줄기로 끼워넣어야 한다는 식의 강박이 살짝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런 게 시리즈물을 하나로 통합하는 가장 전형적인 방식이기는 해도.. 뭐랄까, 주제 선정 면에서 왠지 그런 편향이.. 국산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이 오색찬란한 머리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는 못 미치겠지만.. 왜 그럴까? 극장판 만들려고? 성인관객에게 어필하려고? 아니면 지가 다 큰 줄 아는 청소년용 사료?

다음엔 페트레이버 봐야징. ova랑 noa인가랑 극장판이 두 개인가 있는 것 같던데 순서가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네. 하나티비 좋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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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에 대한 5개의 생각

  1. 저도 공각기동대 티비판 2기는 그냥 그랬어요..0_0 1편으로 완결된 3기도 있는데, 2기보단 낫지만 역시 1기에 가장 점수를… 2기의 난민 이야긴 아마 1기에서 살짝 나왔던 그 난민 이야기인 거 같았는데, 저도 기억은 잘 안 나네요..–; 그리고 일본에선 한국을 지칭할 때 ‘반도’라고 많이 부른다고 합니다. 아마 망한 설정은 아닌 듯.

    공각기동대 극장판 1편은 그 인트로의 음악만 이겨내시면 괜찮아요.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이유가 있지요. 90년대 후반에 미쿡 시장에서 꽤 히트한 걸로 알거든요. 다만 극장판 2편이 마냥 좋아하기엔 좀 골 때리죠.

    그리고 패트레이버 팬인데..ㅋㅋㅋ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보단 코믹스에 더 점수를 주는 편이긴 한데요, 애니메이션 중에서 젤 좋아하는 건 OVA2기이고, 그 다음이 극장판 1, 2편입니다. 패트레이버는 옴니버스 형식이라 딱히 차례를 따져서 보실 필요는 없는데, TV->OVA 1, 2기 -> 극장판 1,2,3편 순으로 보시면 만든 시대순으로 보실 수는 있어요…

    사실 공각기동대 극장판랑 패트레이버 극장판(1,2편) 다 오시이 마모루가 감독했는데, 원작을 그렇게까지(!) 만들 수 있구나를 보여주는 표본이랄까요. 공각기동대 원작 팬들이 많이 싫어한 걸로 압니다. ㅎㅎ 저는 어쨌거나 좋았지만요. :)

  2. 80년대 교통정리가 끝난 사이버펑크를 마치 새로운 것을 발견한 듯 나 이런거 알아~ 라고 주절거리는 것 같아서 보면서 참 낯뜨거워지는 부분이 꽤 많긴 하지만 그래도 재밌게 봤어요.

  3. 노/ 원래도 반도라고들 그러나 보군요. 그래도 반도반도 그러기만 하고 현재 상황에 대한 암시조차 한번도 안 나오니 좀 궁금해지더라구요. :(
    빠른 시일 내에 극장판에 재도전해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닉네임 노아도 거기에서 따온 거라고 그러셨던 것 같은데.. 친절하게 써주신 가이드를 참고하고 보면서, 어떤 캐릭터인지도 눈여겨 보겠습니다. ^^

    n/ 저도 재미있었어요. ^^ 이제 와서 사이버펑크를 하려면 역시 무엇보다도 간지가 중요하죠. 히히.
    딱히 사이버펑크가 아니더라도, 등장인물의 입을 빌어서 막 주절주절 설명하는 장면이 좀 많았던 것 같아요..

  4. 극장판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을 봤는데, 감상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설정으로 써야할 걸 중심소재로 쓰느라, 소재로 쓸만한 얘기가 주변설정이 되어버린, 주객이 전도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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