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종교 관련글 자제?

친목을 목적으로 하는 모임이라던가, 그런 모임에서 운영하는 게시판 등등에서 주로 접해볼 수 있는 문구입니다.

그게 왜 그런 것이냐 하믄, 정치나 종교 관련 얘기는 친목이라는 목적에 맞지 않거든요. 그래서 거꾸로, 딱히 친목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곳에서까지 정치적, 종교적 침묵을 요구하는 것은 좀 오바입니다. 특히나 개인 블로그에서는 뭐 선교 활동을 하든, 정치 알바 노릇을 하든 주인장 맘이라고 생각해요. 아니 오히려, 스무 살 넘은 성인이 정치적, 종교적 입장조차 제대로 서지 않았다는 건 자랑이 아니라 흉이라고 생각해요. 그걸 드러내는 블로그를 운영할 것이냐, 감추는 블로그를 운영할 것이냐 하는 건 자기 맘이겠지만.

그나저나 정치, 종교적인 것이 왜 친목이라는 목적에 맞지 않느냐 하믄, 정의상, 정치적, 종교적 어쩌고는 어쨌거나 서로간에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걸랑요.

제 특기가 바로 무리한 도식화인데, ㅋㅋㅋㅋ,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게 무슨 뜻이냐 하믄, 우선, 정치적인 것-은 주어진 모든 사실들을 각자가 사실로서 받아들이고 나서도 서로간에 다른 입장을 취하는 것이 바로 정치적인 것입니다. (ex. 물이 반이나 찼군요. vs. 물이 반밖에 안 찼군요.) 그래서 정치 얘길 제대로 하려면 대체 어디에서 서로 입장이 갈리는 건지 사실 합의의 상한선을 일단 확인하는 게 중요해요. (ex. 이 컵의 용량은 240ml인데, 물이 120ml 들어있음. ㅇㅇ)

그리고 종교적인 것-은 심지어 주어지는 사실들을 받아들이지 않아가면서까지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는 것이 바로 종교적인 것입니다. (ex. 이 잔에 든 것은 H2O, 즉 병시나 산소 물이군요. vs. 이 잔에 든것은 물이 아니라 피이니라. vs. 이 잔에 든 것은 무안단물이니라.)

이 얘기를 갑자기 왜 하느냐.
요즘 모기불 통신의 기불이님께서는, 끽해야 쫌 정치적인가? 싶은 이야기를 쓰고 계실 뿐인데(그나마도,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 수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그걸 종교적으로 받아들이는 분들께서 왱알왱알거리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