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재미있는 책이에요. 기회가 닿으시거든, 모쪼록 꼭 읽어보세요.

127-128쪽. 1부 마지막 부분.
회의주의자들은 우리가 이미 엉터리라고 생각하는 것을 폭로하기를 즐기는 대단히 인간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추론에서 오류를 찾아내는 일이 재미있기는 해도, 그게 전부는 아니다. 회의주의자이자 비판적 사고자인 우리는 감정적인 대응을 넘어서야만 한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잘못 사고하게 되는지, 과학이 어떤 식으로 사회적 통제와 문화적 영향을 받는지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이 세계의 운행 방식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과학뿐만 아니라 사이비 과학의 역사까지 이해하는 것이 그토록 중요한 까닭이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운동들의 전개 양상을 보다 큰 그림으로 그려 보면, 그리고 그네들의 사고가 어떻게 잘못되어 갔는지를 헤아려 보면, 우리는 그들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가 이 점을 가장 훌륭하게 말해 주었다. “내가 지금까지 쉬지 않고 노력해 온 목적은 사람의 행동을 조롱하기 위해서도, 통탄하기 위해서도, 모욕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바로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회의주의자가 까발리는 사기와 자기기만의 세계 이야기를 듣고 나면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멍청할 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죠. ‘바보 멍청이라서’라는 답이 당장 떠오르지만, 저자가 스피노자를 인용하면서까지 밝히고자 하는 것은 바로 그들이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고, 우리도 비슷한 상황에 빠지면 얼마든지 똑같은 짓을 저지를 수가 있다는 것이겠죠. 뒤에 홀로코스트 부정론자 얘기하면서 홀로코스트 얘기가 나올 땐 정말 슬펐어요. 꼭 홀로코스트가 아니라도 그렇게 무서운 얘기를 들으면 마찬가지로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죠. “그 놈들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반응이 가장 쉽고 편하겠지만,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홀로코스트 부정론자들이 빠진 오류에 대해 주로 다루는 책이지만, 홀로코스트를 저지른 사람들이 빠진 오류(그것을 오류라고 부를 수 있다면?)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도 가장 필요한 것은 손가락질이 아니라 바로 인간과 세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일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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