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사회주의 주기도문

다시 공자와 예수 그리고 우리 의사 아들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인간적으로 행동할 수 있고 이 세상을 덜 고통스러운 곳으로 만들 수 있는지 이야기했다. 내가 그들만큼이나 좋아하는 또다른 사람이 있다. 나의 고향인 인디애나 주 테러호트 출신인 유진 데브스다.

간단히 그를 소개하고자 한다. 유진 데브스는 내가 아직 네 살이 채 되지 않은 1926년에 생을 마감했다. 데브스는 사회당 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다섯 번이나 출마했고, 1912년 선거에서는 총 투표수의 육 퍼센트에 육박하는 구십만 표를 획득했다(당시 직접 투표가 어땠는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데브스는 선거 유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층 계급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한 나는 하층 계급입니다.
범죄인자라는 것이 존재하는 한 나는 범죄형입니다.
구속된 영혼이 존재하는 한 나는 자유롭지 않습니다.

혹시 사회주의적인 무언가가 여러분의 비위를 상하게 하지 않는가? 훌륭한 공립학교나 전 국민을 위한 건강보험처럼?

아침마다 잠에서 깨어나 침대에서 가재처럼 기어나올 때 당신은 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은가? “하층 계급이란 것이 있는 한 나는 하층 계급입니다. 범죄인자라는 것이 있는 한 나는 범죄형입니다. 구속된 영혼이 있는 한 나는 자유롭지 않습니다.”
예수가 설파한 산상수훈의 팔복도 그와 비슷하다.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요.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요.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느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뭐 이런 식이다.

-커트 보네거트, 나라 없는 사람, 96-9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