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강국의 실체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의 실체

아래 글에 정밀한 고증이나 확실한 근거 같은 거 안 키웁니다. 저녁 먹고 배불러서 소화 시킬 겸 그 동안 쌓인 분을 풀어볼께요. 잘 정리된 곳이 곳곳에 있겠지만 찾아보기도 귀찮습니다. 그냥 평소 불만을 끼적일테니, 틀린 부분 지적 환영.

1. 주민등록번호 입력칸
한국의 (거의) 모든 사이트에서는 회원 가입시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합니다. 유사시 법적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싶은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몰라도 되는 걸 왜 굳이 알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제 친구놈은 이게 다 한메일 때문이라고 투덜거리곤 합니다. 대한민국 인터넷 태동기부터 당연시되어온 관습이라 이제 와서 되돌릴 수조차 없게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주민등록 번호 입력을 강제화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손해는 분명합니다. 일단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사용자의 이용을 막습니다. 외국인이나 교포 등등. 이건 뭐 쯩 안 까면 장사 안 하고 말겠다는 심보죠. 저는 주민등록번호 입력칸이 어쩌면 북한 사람들이나 조선족들이 남한 사람들과 한데 섞여서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것을 막으려는 건 아닌가 하는 음모론을 품고 있습니다. -_-;

2. 검열
중국 구글에서 천안문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뭐 공식 홍보 자료 같은 것만 쏟아져 나온다고 합니다.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죠. 중국의 법 때문.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이트를 통채로 막아버리기도 하고, 검색이나 접근을 못하게 한 단계 막아놓기도 합니다. 사이트를 통채로 막아버리는 것은 주로 음란사이트와 친북사이트의 경우입니다. 검색이나 접근을 일시적으로 막는 것은 주로 성인용 사이트입니다.

  1. 음란/친북사이트: 아마도 dns 차원에서 막아놓은 것인지라 다 자란 성인조차 유효한 자기 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도 접근을 할 수가 없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외설물을 금지하는 법과, 북한과의 교류를 막는 법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접속을 시도하면 관련 정부 부서와 경찰서 등의 연락처가 적혀 있는 친절한 메세지를 볼 수 있습니다.
    1. 이게 왜 뻘짓인가 하면- 간단히 말해서 대한민국을 제외한 지구상의 다른 모든 곳에서는 원활하게 접속이 가능한 사이트이기 때문입니다. 뭐 어느 나라에 가면 대마가 합법이라더라, 왜 한국은 안되냐, 그런 식의 투정을 부리려는 게 아닙니다. 정말로 지역이나 문화에 따라서 대응방법에 차이가 생기는 문제도 있다고 봐요. 즉, 정말로 외설물이 문제고, 대북 관련 정보가 문제라면, 대마처럼 막기로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막아지나요? 막아지고 있나요? 외설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면 외설물을 못 보나요? 안 되는 걸 하려고 하는 게 문제라고 봅니다. 인터넷은 세관처럼 dns 좀 막는다고 막을 수가 없어요. 친북사이트 역시 마찬가지. 이건 안 막아져서 문제가 아니라, 어차피 찾는 사람도 없지 않나요? 친북사이트가 막혀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조차 있기나 한가요? 그거 열어놓으면 남한사람들이 막 몰려가서 주체사상에 세뇌되어 대남 공작을 개시할까요? 아니라고 보거든요.
    2. 시민사회와 민주주의의 탐스런 열매이자 기반은 바로 자유로운 정보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열 문제는 완화되기는커녕 최근 대통령 선거 관련해서 검열 대상이 하나 더 추가되기에 이르렀는데요. 저는 제가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주변에 마음껏 알릴 자유를 원하듯, 음란물이나 북한 관련 정보에도 접근할 수 있는 자유를 원해요. 뭐 알바들의 공작이 무섭지 않냐고요? 알바들이 마음대로 날뛰게 풀어놓으면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일종의 정보 면역이 생길 거라고 봅니다. 카더라-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카더라-할 수 있는 입들을 전부 봉해버리기 보다는 누구나 카더라 할 수 있게 놓아둘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이를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키우고 싶으면 유치원에도 보내고, 놀이터에도 보내야지, 무균실에 가둬둔다고 만사형통이 아니죠. 아니 그 이전에 국민이 뭐 국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애들도 아니지만. 그 반대라면 몰라도.
  2. 성인용 사이트: 이건 청소년 보호법이 그 근거일 겁니다. 그 존재의의와 목적에 대해서는 위의 경우와 달리 온전히 납득합니다. 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고 봐요. 주민등록번호 입력으로 실명을 확인하는 건 진짜 닭짓입니다. 외국인이나 교포들 때문만이 아니에요. 주민등록번호에는 성인 확인 기능이 없어요. 사진 박혀 있는 주민등록증에는 있을지도 모르죠. 제시자와 사진이 일치하는지 확인이라도 해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달랑 번호만 입력받는 성인/본인 확인의 맹점을 이용해서, 한때는 가짜 주민등록번호 생성기가 유행했었죠. 주민등록번호 마지막 한 자리를 가지고 유효한 번호인지 의미없는 13자리 숫자인지만 확인했었습니다. 저는 당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뭔가 참신한 방법이 도입될 줄 알았어요. 근데 새로운 닭짓을 하더군요. 신용카드 사용기록 등을 이용해서 실제로 존재하는 번호인지 여부를 확인하더군요. 초기에 신용정보 기록이 전혀 없던 어린 저는 어떤 사이트에 가입을 못하는 사태도 벌어졌었습니다. -_-;; 중국 사람들이 국산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하기 위해 내국인 주민등록번호가 대량으로 유통된 적도 있었죠. 저는 그때야말로 참신한 해결책이 나올 줄 알았어요. 근데 짱깨 나쁜놈 욕만 해대더니 해결책은 안 나오더군요. -_-;;
    1. 정말로 굳이 주민등록번호를 성인 확인 용도로 쓰고 싶으면, 주민등록번호에 추가로 비밀번호라도 달아야 돼요. 동사무소 가서 수시로 바꿀 수 있는. 근데 이렇게 주민등록번호의 용도를 강화하는 해결책은 싫어요. 맨 위에도 썼듯이.
    2. 아니면 차라리 신용카드 정보를 쓰던가 하세요. 이거 좋잖아요. 돈 관계가 있으니 조심할 수밖에 없고. 그러나…

여담인데,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실시되었을 때, 저는 김유식이 국내 법에 저촉받지 않는 해외 법인이라도 차릴 줄 알았어요. 사실 그렇잖아요. 외국 회사가 외국 서버에 한국어 사용 가능한 제로보드 하나 깔아놓으면 뭐 방법이 있나요? 심지어 디씨 유저들이 한국어 사용이 가능한 어느 외국 게시판에 쳐들어가서 갤러리화해버리면 뭐 막을 방법이 있나요? 하다 못해, 제가 지금 쓰고 있는 wordpress.com만 하더라도 가입시나 사용시 본인 확인을 한답시고 주민등록번호 같은 거 물어보지 않습니다. wordpress.com에 블로그 몇 개 생성해서 갤러리처럼 익명으로 놀면 뭐 막을 방법이 있나요? 수십만명이 몰려가면 아 이제 막자- 하고 막아야 하나요? 저는 그렇게 지 대가리만 파묻고 영구 없다-하는 걸 닭짓이라고 부릅니다.

3. 액티브엑스
제가 선뜻 신용카드 정보를 성인확인용으로 쓰자고 추천할 수가 없는 것이. 한국에는 액티브 엑스라는 또 다른 난관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게 뭐시냐 하믄, 그러니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에서 돌아가는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하는 물건인데, 뭐 보안성 높인답시고 쓰기 시작했고 어쩌고 해서. 다른 오에스를 쓰거나, 다른 브라우저를 쓰는 사람은, 아예 관련 기능을 쓸 수가 없게 만드는 악의 축입니다. 은행 거래는 물론이고, 단순 쇼핑사이트에서 물건 하나 사려고 해도 특정 회사의 특정 브라우저를 작동시켜야만 해요. 이게 왜 거지 같은 거냐 하믄, 음. 굳이 설명을 해야 하나? 각자 스스로 잘 생각해보세요.

4. 스팸
뭐 꼭 비아그라 사라고 광고를 해야만 스팸이 아니에요. 그런 건 뭐 글로벌한 문제니까 그렇다고 쳐요. 제가 싫은 건 대한민국 사이트에서 주로 보이는 만행. 지가 이런 걸 보내도 되는지 안되는지 아무런 고민 없이 보내는 메일이 싫어요. 저는 선생이 학생을 때릴 때, 자칫했다가는 콩밥 먹는 수가 있구나, 하고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금의 현실이 참 마음에 들어요. 한국의 업체나 기관의 메일 발송자들도 마찬가지 변화를 겪어야 해요. 최근 오는 메일들을 보면 그런 고민이 부족해 보여요. 그러기 위해서는 스팸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수신거부를 보다 편하게 하고, 신고를 더욱 간소화하고, 스팸 발송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요. 한메일 같은 곳에서 스팸신고를 받으면 법적 대응까지 좀 대행해주면 좋겠는데, 그냥 지네들이 부실하게 만든 스팸필터 알고리즘으로 착취만 하는 거 같더라고요. 아놔.. -,.-

소화 다 됐네.

표류일지, 체크포스트, 미투데이

  1. 표류일지는 이글루스 시절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글 하나를 한 달 동안 갱신하던 것으로 처음 시작했더랬습니다. 인생낭비웹서핑 중에 재미있거나 인상적이거나 궁금하거나 남들과 같이 보고 싶거나 기억해두고 싶거나 언제 다시 봐야겠다 싶은 것 등등을 짤막한 코멘트와 함께 기록해두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한 일 년 쯤 전인가부터 del.icio.us라는 공개 북마크 서비스를 이용해서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해왔습니다. 하지만 del.icio.us는 저의 한국적 정서-_-;;를 만족시켜주지 못합니다. 즉 그 동네 사람들은 IT강국 대한민국의 악플 덧글 문화에 대해서 들어본 바가 없는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오히려 이글루스에 갱신하던 때엔 덧글이라도 달렸었지요.
  2. 체크포스트는 구글리더를 통해 구독하는 블로그, 뉴스 중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콕콕 찍어놓는 글들입니다. 이글루스를 나와서 밸리 대신 구글리더라는 독립 rss리더를 사용하는 것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데에 거진 일 년이 걸린 듯합니다;; 구글리더가 전에는 꾸져서 한 동안 rss 따위 다 죽어버려 하고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었는데, 몇 달 전 대대적 개편 이후로 만족스러울 정도로 편리해졌습니다. 보통 재미있는 글들, 같이 읽고 싶은 글들이 주를 이룹니다만, 종종 제가 덧글을 달아 놓았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찾아가기 편하고자 찍어놓기도 합니다. ㅡ,.ㅡ 그 동안 구글리더의 star기능을 이용해오다가 얼마 전부터 share기능을 이용해보고 있습니다만, 불편해서 다시 star로 돌아가려고 준비중입니다. (=스무스하게 전환하려고 요즘 둘 다 찍고 있습니다. -_-;) 코멘트를 달아놓고 싶은데, 없어서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태그는 귀찮아서 안 씁니다. 저는 세상에서 태그가 설겆이 다음으로 귀찮은 거 같아요. -_-; 구글리더로 구독하지 않는 블로그의 글이나 웹페이지, 아니면 코멘트를 꼭 하고 싶다 싶은 페이지 등등을 북마크할 때 그 동안 아쉬운대로 del.icio.us를 써왔는데 이제는 주로 미투데이를 쓰게되었습니다.
  3. 미투데이는 나름 제가 아쉬웠던 점을 모두 만족시켜주는 서비스입니다. 딜리셔스처럼 쉽고 간단하게 링크를 코멘트와 함께 저장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덧글로 소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심심할 땐 링크 없이 혼자서 헛소리도 주절거릴 수 있습니다. 단, 내용과 전혀 관련없는 날짜+시간+작성자가 타이틀로 나타나는 rss피드는 좀 마음에 안 듭니다. 아, 구려..

제가 이딴 걸 주절주절 쓰는 이유는…

  1. 공지: del.icio.us를 더 이상 쓰지 않을 예정입니다. 미투데이와 용도가 거의 완전히 겹쳐요. 쩝. 아쉽지만 del.icio.us/intherye는 이제 역사 속으로 뿅.
  2. 구걸: 님드라, 님들도 북마크 공유 쩜..

닌텐독스

INSIGHT & PASSION : 닌텐도 – 기계학습으로 이렇게 장사 잘한 회사가 또 있었나?

위에 링크한 글을 읽어 보면 필기체 인식과 음성 인식을 게임에 활용해서 히트친 것을 보고 감탄하셨는데요. 1) 상당히 정확하지만 그래도 사람보다는 떨어지는 정확도를 게임에 재미있게 응용한 것, 2) 입력 예상 영역을 줄인 데서 오는 꼼수에 대해서 쓰셨습니다.

재미있게 읽다가 떠오른 생각을 간단히 추가해두고 싶어서 트랙백 보냅니다.

저는 두뇌트레이닝은 한 동안 아주 즐겁게 하다가, 현재 별 40개까지 모으고는 자꾸 떨어져 죽는 바람에 진전이 되지 않아 미치고 팔짝 뛰고 있는 마리오64 덕분에 잠시 봉인 상태이며, 닌텐독스는 아직 제꺼 살 돈이 엄써서 애인님께 사준 강아지를 침 흘리면서 구경만 잠깐 해봤습니다.

애인님께서 닌텐독스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글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무슨 생각이 떠올랐느냐면, 이거이거, 사람보다 떨어지는 인식 성공률을 사람 말귀 잘 못알아듣는 강아지의 개성으로 승화시킨 게임이로구나!!

사실 다양한 입력 방식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꽤한 것은 대단한 기발함이지만, 입력 예상 범위를 최대한 좁혀서 때려맞추는 꼼수 같은 건 조금이라도 잘 만들고 싶은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닌텐독스가 따블로 기발한 점은 바로 모든 공돌이들의 꿈인 인식 성공률 향상의 꿈-메치니코프를 훼까닥 뒤집어서 그 자체를 게임성의 일부로 녹여버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알아는 듣지만, 사람 만큼 잘 알아듣지는 못하는, 이 난감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간에 강아지를 데려다 앉힌 겁니다. 못 알아들었을 때 다시 말해줄 명분이 섭니다. 사람인 척하는 인터페이스–주로 엘리트 비서의 외양을 한–를 가진 시스템의 경우 “다시 한번 말씀해주십시오”하는 기계음은 사람을 짜증나게 만들곤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강아지가 출동한다면 어떨까요?
강!
아!
지!

사용자는 못 알아듣는 말을 몇 번이고 다시 말해줍니다. 심지어 그 유명한 아기말로 반복해줍니다. 발음은 또박또박, 억양은 분명하게, 심지어 과장되게. 알아들을 때까지 반복적으로. 그러다 알아들으면 알아들었다고 귀엽다면서 기뻐하기까지 합니다!

여기서 배울 점은 무엇일까요. 되도 않는 똑똑한 비서 인터페이스를 당장 때려치우고 비서놀이 하는 딸내미♡나, 별명이 사오정인 수줍수줍 실수투성이 신입사원 비서, 신문 물어오는 강아지 캐릭터 등등으로 바꿔버리는 겁니다. 그 동안 우리는 엘리트 비서도 아닌 것이 엘리트 비서인 척했기 때문에 짜증이 났던 것입니다. ㅠ_ㅠ

며칠 전 지나가다가 draco님께서

인간의 눈이라는 것은 매우 이상하다. 토이스토리라던가, 니모 같은 비현실적인 캐릭터도 귀여우면 자연스럽게 느낀다.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 극장판 처럼, 사람과 아주 비슷하다가 살짝 어설픈 캐릭터를 보면 그 어색함이 너무 눈에 띄어 버리고 심지어 징그럽기 까지 하게 된다.

라고 쓰신 걸 읽었었는데 패턴 인식에 있어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사람도 아닌 것이 굳이 사람인 척을 하느라 사람 속터지게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는 비단 영상 예술만이 아니라 패턴 인식 알고리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도 통한다는..

근데 뭐 써놓고 나니 남들 다 아는 얘기인 것 같아서 민망합니다. ㅈㅅ.

이글루스 또 실망

워드프레스로 이사온지 얼마 안 되었던 작년 4월 이글루스에서 포토로그가 개장했었다. 웹앨범 서비스로서 exif, 태그, 썸네일 등등을 지원하는 꽤 쓸만한 서비스로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유료회원만 쓸 수 있던 사진의 원본 저장 역시 곧이어 유료회원제 자체가 사라지면서 덩달아 무료화되었었다. 타지(에 있는 서버에서 제공되는 블로그)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 내가 왜 옮겼을까 내가 ㅄ이지. 아 도로 갈까. 아니야, 가오가 있지. 아, 그래도 원본이 저장이 된다는데! 아직 몇 달 안됐고 그 동안 별로 쓴 것도 없으니, 여기서 썼던 걸 그리로 옮기는 것도 별로 어렵지 않을 거야. 흑흑, 마이 프레셔스~ 이러면서 혼자 골룸 놀이를 했었더랬다. 이글루스로 돌아가지 않았던 이유가 있다면 딱 하나, 앨범 비공개 기능을 못찾았었기 때문. 나는 원체 수줍어서 비공개 앨범을 주로 쓰는 편인데, 이글루스 포토로그에서는 그걸 좀처럼 찾을 수가 없어서 참 아쉬워하면서 그냥 여기 주저 앉아버렸더랬다.

그렇게 군침만 흘리며 바라만 보던 이글루스에게 처음으로 실망했던 것은 작년 말 스팸 트랙백 대공세 때였다. 참다 참다 못 참겠어서 궁시렁거리자마자 상당히 효과적인 조치가 있긴 했지만, 내 실망은 이글루스 측에서 그 조치 이전에 스팸트랙백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어떻게 하고 있으니 언제쯤까지 기다려달라는 제대로 된 공지가 없었던 데에 대한 실망이었다.

한번 삐졌던 마음, 최근 다시 삐지게 만드는 일이 일어났다.

밸리에서 포토로그 view 개선 2.28이라는 제목의 공지를 보고 뜨오오옷! 아니 대체 거기서 어떻게 더 좋아졌다는 거지?! 비공개 앨범 기능 만들었나? 진짜 도로 이사갈까? 가오는 무슨 가오. 나 가오 같은 거 없어. 짱이다! 우와우와! 하고 설레발을 치면서 클릭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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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

모기불통신 : AOL 의 추억.에 트랙백

드디어 성공했습니다. 사실 몇 달 전에 한번 시도했다가 쓴 물을 삼킨 적 있습니다. 해약 담당 상담원의 내공이 만만치 않더군요. 역시 전문가.

당시 상황:

나: 해지할라 그러는데요..
상담원: 장기할인 위약금은 3만x천원이시구요. 어쩌고 저쩌고. 현재 adsl요금으로 광랜 쓰고 계시고, 어쩌고 약정할인 10%에, 전화도 같이 쓰셔서 전화기본료 할인도 받고 계신데, 옮기실 경우 최소 얼마 내셔야 하고, 어쩌고 저쩌고, 그냥 쓰시죠?
나: 아, 네…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그러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죠.
이래저래 계산해본 끝에 통신사를 옮기면 아주 살짝 남는다는 걸 확인했죠.
덜컥 해지시켜주면 어영차 짐싸들고 갈 생각으로 상담원에게 복수혈젼.
제가 뻥카를 못쳐서 포커는 배울 생각도 안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의 상황:
나: (자신있는 목소리로) 해지할라 그러는데 어떡하면 되남요.
상: 요금이 부담되시나요?
나: 아니요, 저렴하죠.
상: 품질에 불만이 있으신가요?
나: 아니요, 아주 잘 돼요.
상: 그런데 왜..
나: 옮기면 이것저것 많이 준다더라구요. ㅡ,.ㅡ
상: 위약금은 3만x천원이시구요. 어쩌고 저쩌고. 현재 adsl요금으로 광랜 쓰고 계시고, 어쩌고 약정할인 10%에, 전화도 같이 쓰셔서 전화기본료 할인도 받고 계신데, 옮기실 경우 최소 얼마 내셔야 하고, 어쩌고 저쩌고, 그냥 쓰시죠?
나: 근데 제가 좀 계산해봤더니 그래도 옮기는 게 좀 낫겠더라구요. ㅡ,.ㅡ
상: 잠시만 기다리세요.
(1~2분간 대기 멜로디♬)
상: 지금 할인도 많이 받고 계시고, 어쩌고 저쩌고, 상품권 3만원이 어쩌고 저쩌고, 옮기시는 것보다 그냥 쓰시는 편이..
나: 잠깐.. 뭔 상품권이요?

날 잡을 수 있는 게 딱 고만큼이었다. 해지를 막아낼 수 있는 최소조건표-_- 같은 것이라도 있는 모양. 그 동안 주워들은 바에 따르면 사람에 따라 추가할인 같은 조건을 제공하기도 한다고 그러더라. 어쨌거나 그래서 3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 받아 챙기고 그냥 계속 쓰기로 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상품권으로 맛난 거나 먹어야지. 우헤헤

블로고스피어

Darker than the darkness… : 블로그스피어 vs 블로고스피어

블로그blog라는 말은 영어 단어입니다. “weB + LOG”설이 가장 유력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weB은 WWW할 떄 그 웹이죠. 전세계적으로 걸쳐져 있는 그 망. 쉽게 말해서 인터넷. 그리고 LOG는 영어단어입니다. 그리스 쪽에 기원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logos죠. 원래 그리스말이 좀 우리나라말처럼 뒷부분이 이리저리 막 변합니다. logos가 그대로 쓰이는 일은 거의 없고, 유럽쪽 언어의 단어에 -log, logo-, -logy..가 들어간 말은 거의 전부 어찌어찌 이 그리스말이 어원인 단어라고 봐도 좋을 겁니다.

제가 보기에 Blogosphere라는 단어가 Blog+Logos+sphere의 조합이라는 말은 그다지 정확하지 못한 설명입니다. logos는 이미 blog라는 단어에 들어있던 말인데, sphere라는 또 다른 고어 기원 영어단어와 조합하기 위해 (Blog 뒤쪽에 이미 들어있던) Logos의 어간을 되살려 Blogo-라고 쓴 것일 뿐이거든요. 우리말로 따지자면 뭐랄까 마치 구개음화처럼 말을 자연스레 굴리느라 삽입되는 (어원 logos를 기준으로 보자면 빠지지 않는) 모음입니다. 자음끼리 모이면 침이 튀기니까요. 굳이 따지자면 {B[log}o-(s생략)]+sphere 비슷한 형태랄까. Blog+logos가 합쳐져서 만들어질 수 있을만한 단어로는 Blogology 같은 게 있겠습니다. 블로그를 연구하는 학문? 분해하면, (Web+Logos)+Logos쯤이 되겠네요.

(헉헉..)

따라서 blogsphere라는 단어가 잘못된 것이냐-하면 딱히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원 같은 거 안 따지고 그냥 막 갖다붙여버리는 건 전형적인 현대영어식 단어조합법이죠. (독일어는 발음 편하라고 중간에 막 s나 n같은 거 넣기도 하는 거 같던데, 기억이 잘..) 새 단어를 만들 때 단어의 기원을 고증해서 살리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이것저것 신경 안 쓰고, 그냥 편하게 놀던대로 놀고 싶어하는 사람들 역시 전세계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블로그blog라는 초초초최신단어를 다룰 때 우리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 걸까요. 고민할 거 없이 그냥 자기 성격에 맞춰 아무 장단에나 맞춰도 좋겠습니다..만, 굳이 하나만 쓰라면 남들이 많이 쓰는 걸로 쓰는 게 서로 편하고 좋겠죠. 가짜집시님의 구글검색결과에 따르면 blogosphere가 압도적이라고 합니다. 대세는 이미 유식쟁이 쪽으로… 그도 그럴 것이 blogosphere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 대부분 굳이 blogosphere라는 대단히 학구적이고도 아방가르드한 말을 쓰고 싶어할 정도로 표본 자체가 심히 편향되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지레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blogsphere라는 이름의 블로깅툴 덕분에 그 정도 숫자가 나온 거겠죠. 근데 한국에선 또 왜 그럴까요? 대충 최신 IT 영단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학구적이고 아방가르드해보이기 때문에 어원 따위에 굳이 신경을 안 써도 남들이 우와하고 알아주기 때문이 아닐까나…하면서 낄낄거리고 있습니다.

(헉헉.. 길기만 길고 진짜 별 내용 없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쯤에서 영어권은커녕 심지어 그리스, 라틴어 어원을 공유하는 유럽쪽 언어와는 어족 자체가 다른 한국어 사용자들의 고충이 또 하나 생깁니다. 이 말을 번역해서 쓸 것인가, 말 것인가. 번역할 것이라면 어디까지 할 것인가. 블로그는 걍 두고 스피어만? 블로그까지? 번역어는 순우리말로 할 것인가, 아니면 한자어로 할 것인가.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적는다면 어원을 살려 받아적을 것인가, 그냥 소리나는대로 받아적을 것인가. 소리나는대로 받아적는다면, 미국 뉴요커식 본토발음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영국신사 발음으로 할 것인가. 또 알파벳으로 쓰는 blogosphere에는 blog가 그대로 들어있지만, 한글로 쓰는 블로고스피어에는 블로그가 들어있지 않죠. 이를테면, blog*로 검색하면 blogosphere가 나타나겠지만 블로그*로 검색하면 블로고스피어는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꺅. 이게 뭐야. 그럼 걍 우리는 블로그-오-스피어라고 하기로 할까.. 싶기도 하지만 그러자니 또 더글라스 아담스가 떠오르죠. 히치하이커 연작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어쩌고-오-저쩌고 같은 장비들이 바로 그렇게 왠지 그리스어스러워서 유식한 티나는 상업용 브랜드들을 패러디한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헉헉.. 내 개그는.. 독자들이.. 웃어야 끝나….)

물론 이 모든 걸 염두에 두더라도 블로그와 스피어를 아예 띄어서 써버리는 것은, 적어도 제게 있어서는, 설사 싸고 안 닦은 채로 바지 올린 기분이 드는 사례입니다. 뭐랄까 국방 부, 서울특별 시, 아인 슈타인이라고 쓰는 거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