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

《X-파일》에 대한 숭배는 프로그램의 이야기가 결국 ‘진짜 얘기’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 해악이 옹호되어 왔다. 표면적으로는 그럴듯한 변호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방영되는 이야기들–연속극, 수사물 등–이 계속해서 세계를 단편적으로 그려낼 경우 비판을 받는 것은 정당하다. (X파일 시리즈 내용 간략한 소개…) 하지만 그저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가령 매주 두 명의 경찰관이 범죄를 해결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자. 두 명의 수사관 중 하나는 항상 흑인 용의자를 지목하고 다른 하나는 백인을 의심한다. 그런데 매주 범인은 흑인임이 밝혀진다. 뭐가 잘못되었는가? 결국 허구에 불과하지 않은가? 충격적이지만 유비 관계는 충분히 정당하다.
리차드 도킨스, 무지개를 풀며.

나름 X파일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저는 위에 인용한 것과 같은 도킨스의 플라톤적 모함에 쫌 분노하게 됩니다. 히히. 사실 다 뻥인데 뭐 어때요! 뻥인 걸 아는 동안엔 모든 게 오락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도킨스가 뒤에 예시랍시고 든 충격적인 흑인=범죄자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조만간 미국 등지에서 실제로 제작된다고 해도 저는 놀라지 않을 겁니다. ㅋㅋㅋ 꽤 재미있는 풍자물이 될지도 모른다고 저는 정말로 생각해요.

만약 X파일이 정말로 대중에게 과학과 초자연에 대한 그릇된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면, 그건 뻔한 뻥도 못알아보게 할 정도로 부실한 공교육 탓이지, X파일 탓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X파일 제작자들이 욕을 먹으려면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 때에도 작품이 사회에 대한 해악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고, 뻥이 뻥인 줄도 모르고 진지하게 주절주절 늘어놓는 찌질함이 욕을 먹어야 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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