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에너지는 일반적으로 정부와 시민 사이의 신뢰 문제를 안고 있다. 프리먼 다이슨(Freeman Dyson)은 『상상의 세계(Imagined Worlds)』에서 이렇게 말했다. “실패가 허용되는 한, 핵 에너지는 큰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다이슨은 이렇게 설명한다. 핵 에너지는 너무나 큰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사고율 0이라는 기준에 도저히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당국은 핵 발전이 깨끗하고, 안전하고, 싸고, 어떤 에너지원보다 유리하다고 강조하도록 강요당한다. 이렇게 해서 얻어지는 것은 거짓말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박사들의 과장된 선전,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기준으로 만들어진 규칙들과 지침들뿐이라는 것이다. 다이슨은 1920년대까지 줄잡아 10만 가지나 되는 비행기와 제트 엔진의 설계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이들 중에서 살아남은 것은 100가지 정도이다. 다윈의 진화론에 따라 다이슨은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혹독한 선택 때문에 살아남은 소수의 비행기들은 놀라울 정도로 튼튼하고, 경제적이고, 안전하다.” 여기에서 문제는 10만 가지 원자로 설계에서 100가지의 튼튼하고, 경제적이고, 안전한 설계가 나올 때까지 우리가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핵 에너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당국에게 거짓말을 하도록 강요한 다음에, 우리는 그 거짓말을 믿는 것이다.
-마이클 셔머, 과학의 변경지대, 72-73쪽.
핵 발전소는 비행기보다는 로켓에 비유하는 게 좋았을 거 같은데. 하여튼.
ps. 책은 무지 재밌다. 특히 자칭 영웅 프로이트 엄청 깐 다음 진짜 영웅 다윈이랑 비교대조하는 챕터는 좀 심하지 않나 싶을 정도였음. ㅋㅋㅋ 그나저나 프로이트 상태가 좀 안 좋은 줄은 알았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네. 시간 나면 언급된 책이나 읽어봐야겠다. 설로웨이라는 사람이 썼다는데 과연 번역이 되어 있으려나.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