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 SF

제 맘대로, 순정SF라는 SF의 하위 장르가 있습니다. 이 장르는 주로 여성 순정 만화가들에 의해, 눈 크고 기럭지 긴 꽃미남 꽃미녀만 드글거리는 이른바 순정만화체로 그려지는 만화 형태로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순정SF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만화보다 드물지만 종종 소설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장르를 가리키는 순정 SF라는 조어는 사실 SF 순정이라고 하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순정이 가미된 SF가 아니라 SF가 가미된 순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서부 활극과 거의 똑같지만 총 대신 레이저를 쏘고 말 대신 우주선을 탈 뿐인 SF 활극의 경우처럼, 순정 SF의 SF 역시 대개 그냥 폼입니다. 독창적인 SF적 상상력이 가미되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주로 닳고 닳은 설정들만 따온다는 점에서 그 장르적 정체성이 분명해지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작품을 접하고 나면, 아뿔싸 또 낚였구나-하는 기분에 휩싸이곤 합니다. (참고로 최근 영국의 토치우드라는 드라마는, BL SF라는 신장르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디씨 영드갤로… -_-;;;;;;;)

※ 비슷한 예로는 역시 제 맘대로, 게임 SF가 있습니다. 게임 시나리오 작가들이 애용하는, 마치 자판기 뿅뿅 눌러 뽑아낸 듯한 SF 스토리를 일컫습니다. 이 중 괜찮은 건 폼나게 영화화되곤 하며, 게임 원작 없이 곧장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순정 SF”에 대한 5개의 생각

  1. !@#… 그런데 SF가 가미된 현실정치는 뭐라고 해야할지요;;; (사실 대운하 계획을 보며 브레드베리의 단편 ‘수로 The Aqueduct’ 를 떠올렸…)

  2. g2-022d870d85293eddb14e8394eb10a056/ 하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고 있긴 합니다. -_-
    그 SF에 대한 열정이 심형래 감독과 통하는 바가 있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유인촌을 문화부 장관 자리에 앉히더군요.

  3. 핑백: decadence in the r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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